어둠에서 빛으로 - 찬양 집회의 과정을 돌아보며
- 안혜정
- 9시간 전
- 4분 분량
이번에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셔서 인천의 한 미션스쿨에서 찬양 집회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한 걸음 걸어갈 때 또 다음 길도 열어주시는 주님의 일하심을 보게 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돌아보니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주님의 일하심은 학교에서 집회를 인도했던 것 자체가 아닌, 바로 제 영혼을 바꿔가신 일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과정 중에 있지만 오랜 시간 주님이 어떻게 한 걸음씩 인도하셨는지 정리하며 나누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광야의 시간

2019년 2월, 야심차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달려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며 교회 안으로 들어온 제게 주님께서 가장 먼저 보여주신 것은 ‘달려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제 안의 수많은 문제들’이었습니다.
스스로는 무엇이 문제인지 볼 수 없는 죄인이었기에 주님께서는 가장 먼저 여자 청년들과 함께 생활관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관계 속에서 부딪히며 생기는 수많은 사건을 통해 제가 어떠한 죄인인지 조금씩 보여주셨습니다. 찬양팀의 자리에서도 저의 문제는 끊임없이 드러났습니다. 찬양으로 주님을 전하며 살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제 마음은 시기와 질투, 정욕과 음란, 탐욕과 이기적인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순조로운 직선코스로 달려갈 것을 기대했지만 그것은 주님과 상관없는 길이었습니다. 주님이 저를 인도하시고자 하는 길은 감춰진 문제를 하나하나 드러내시고 다뤄가시는 광야 40년의 길이었습니다. 막막함 속에 수없이 멈춰서야 했고, 후퇴하며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주님을 향해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는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나의 어떠함과 상관없는 주님의 ‘전진’ 명령
그렇게 2025년, 또다시 문제가 드러나고 모든 것이 멈춰지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민수기 말씀으로 저의 문제를 하나하나 비춰주셨습니다. 그렇게 말씀을 통해 보게 현실에 눈을 뜨고 나니 보이는 것은 죄로 인해 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멈춰진 상황 가운데서 주님은 놀랍게도 ‘전진’을 명하셨습니다.
모압 여인과의 음행으로 인해 염병으로 죽어가는 이스라엘. 그러나 주님은 그런 이스라엘 백성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곧바로 새로운 인구 계수를 시작하십니다. 이와 같이 신실하신 주님은 실패 가운데 있는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작년에 유튜브를 통해 연결된 인천의 한 교목 목사님께서 올해도 더라이트 찬양팀을 학교로 초청해주셨고, 그렇게 멈춰있던 걸음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전진’ 명령을 따라 집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큐티 모임 중, 준비하면서 드는 어려움에 대해 나누었을 때 목사님께서는 ‘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을 만큼 찬양에 집중해야 한다. 한 걸음을 주님 앞에서 최선을 다할 때 그 다음 걸음도 열어주실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한 마디를 붙잡고 걸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집회를 준비하며 어떤 내용을 전해야 할까 수 없이 고민했습니다. 다소 어색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도하며 익숙하지 않은 요즘(?) 찬양들을 연습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몰라 방황하던 중학생 시절, 나에게 먼저 기적같이 찾아와주신 예수님을 기억할 때면 꼭 그 중학교에도 나와 같은 아이가 앉아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나와 같은 아이가 있다면 더 이상 어둠 가운데 방황하지 말고 빛으로 건지신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을 증거 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어둠에서 빛으로’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곧은 길이 큰 물에 있었으나 주의 발자취를 알 수 없었나이다”
[시편 77:19]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인 바다. 나를 두렵게 하고 가장 피하고 싶은 바로 그 문제 가운데 주님은 새 길을 준비하고 계심을 이번 시편 77편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다 가운데 새 길을 내시는 주님을 알지도, 믿지도 못했기에 저는 오랜 시간 저의 ‘바다’를 애써 외면해왔습니다.
그러나 집회를 준비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낭비처럼 보였던 광야 40년의 여정은, 또 내가 애써 외면했던 바닷속 깊은 곳까지 보게 하신 이유는 바로 주님이 새 길을 내시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요. 주님이 저에게 주고 싶으셨던 새 길은 먼저 제 영혼을 구원하시는 길이었고, 또 이제는 내가 받은 그 구원의 감격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는 사명의 길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살리는 찬양

방황하던 저에게 주님께서 알려주신 사명은 바로 ‘살리는 찬양’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한참 드러난 문제로 괴로워하며 말 그대로 광야 한가운데 있을 때, 심의화 목사님께서는 늘 상담 끝에 저에게 ‘살리는 찬양’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문제 가운데서도 삶의 목적을 늘 일깨워 주셨습니다. 나도 나를 포기하고 싶을 그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 예수님과 교회의 사랑이 있었기에 부족한 제가 감히 복음을 증거하는 자리에 설 수 있었음을 다시 고백합니다.

이번에 열어주신 걸음은 그래서 저의 개인의 일도, 찬양팀만의 일도 아닙니다. 교회가 없었다면 결코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기에 이것은 교회가 함께 간 걸음이었습니다. 많은 성도분들이 함께 동행해 주셨고, 또 특별히 여선교회 집사님들께서는 학교 모든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간식까지 챙겨주셨습니다. 간식 하나에, 또 찬양 한 곡에 마음이 활짝 열린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큰 기쁨이었고 그 열린 마음에 주님이 찾아가주시기를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기도해주신 성도분들이 계셨기에 온 교회가 함께 주님의 일하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열어주신 한 걸음
2번 연속 학교 채플의 길을 열어주시는 것을 보며 ‘혹시 하나님이 이렇게 첫 걸음으로 우리를 학교로 보내시는 것은 아닐까?’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확실한 주님의 뜻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한 걸음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국에 있는 미션스쿨 리스트를 정리하여 근처에 있는 학교부터 전화를 해보며 혹시 하나님이 열여주시는 다음 걸음이 있는지 구하고, 찾고, 두드려보는 중에 있습니다.
기독교 정신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겨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학교, 또 아이들에게 세례를 주었으나 말씀을 지속적으로 전할 기회가 없어 안타까워 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 등… 주변 학교에 전화를 하며 미션 스쿨들의 현실과 그 가운데 계신 선생님들의 고충을 듣게 되었습니다. 통화를 하고 나니 ‘진짜 복음이 필요한 곳에 우리가 가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더빛 비전 말씀을 들으며 앞으로의 걸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님의 심장을 받는 것’임을 또 듣게 하십니다. 찬양팀이 ‘전파하는 사역’이라면 그 사역에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요, 두 번째는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하셨습니다.
계속 밖을 향해 문을 두드리되, 무엇보다 저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는 주님께 더 깨어 반응해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나를 살리신 주님을 증거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나와의 싸움을 멈춘다면 그것만큼 공허한 외침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도 생깁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 걸음은 아이들을 살리는 것이기 이전에 먼저 저를 깨우시고 살리시는 주님이 걸음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부족한 자를 통로 삼아 일하신 주님. 선포해 주신 비전대로 날마다 나는 죽고
이제는 주님의 심장으로 살리는 찬양을 하는 사람으로 살기 원합니다.
앞으로의 걸음도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모든 걸음마다 주님 홀로 영광 받아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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