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에스겔 36장 16-31절
- 박정배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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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바꾸시는 하나님
본문: 에스겔 36장 16절 ~ 31절
여는 말
어제 하나님은 이스라엘 산들에게, 곧 땅에게 회복을 선언하셨습니다. 오늘 하나님의 시선은 땅에서 사람에게로 옮겨 옵니다. 땅이 아무리 회복되어도 그 위에 사는 백성의 마음이 그대로라면 역사는 반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에스겔서 전체의 심장부, 아니 구약 전체에서 가장 빛나는 복음의 본문 중 하나입니다. 맑은 물, 새 마음, 새 영 — 요한복음 3장에서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 거듭남의 원본문이 바로 여기입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약속이 뜻밖의 말로 시작됩니다. "내가 이렇게 행함은 너희를 위함이 아니요"(22절). 우리를 위함이 아니라니, 이것이 어떻게 복음입니까. 오늘 새벽 그 역설 속에 감춰진 흔들리지 않는 은혜를 묵상하기를 원합니다.
1. 우리의 실패는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힙니다 (16~23절)
"그러므로 너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 족속아 내가 이렇게 행함은 너희를 위함이 아니요 너희가 들어간 그 여러 나라에서 더럽힌 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함이라" (36:22)
본문은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들려주시는 독백처럼 시작됩니다. 이스라엘이 피 흘림과 우상숭배로 땅을 더럽혔고, 하나님은 그들을 열방에 흩으심으로 심판하셨습니다(17~19절).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흩어진 백성이 이르는 곳마다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이 더럽혀진 것입니다(20절). '더럽히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할랄'은 본래 '구멍을 내다', 곧 거룩한 것과 속된 것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는 말입니다.
라이트(Wright)가 재구성한 바벨론 거리의 대화를 들어 보십시오. "이 포로들이 누구야?" "여호와의 백성이라는군." "여호와의 백성인데 여호와의 땅에서 쫓겨났다고? 그럼 여호와는 별 볼 일 없는 신이군. 마르둑에게 영광을!" 고대 세계에서 민족의 패배는 그 신의 패배였습니다. 열방의 제사장 나라로 부름받은 백성이 도리어 하나님을 흔한 신들 중 하나로 전락시키는 자들이 된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에서 하나님 이름을 대표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백성답게 살지 못하면, 세상은 우리를 보고 하나님을 평가절하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언하십니다. "내가 이렇게 행함은 너희를 위함이 아니요 … 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함이라." 처음 들으면 서운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곱씹을수록 이보다 든든한 복음이 없습니다. 만약 회복이 이스라엘의 회개나 공로에 달려 있었다면, 그 회복은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복의 역사가 하나님의 이름에 달려 있다면 결코 취소될 수 없습니다!! 구원의 가장 깊은 안전장치는 나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예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하나님의 선물인 구원은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한 것이기에 영원히 흔들리지 않습니다. 동시에 이 말씀은 하나님을 내 필요의 공급자쯤으로 축소하는 소비자 신앙을 해체합니다. 회복의 나침반은 내 형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켜야 합니다.
2. 하나님은 마음을 고치지 않으시고 바꾸십니다 (24~28절)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36:26)
이제 하나님의 회복 의제가 예언서 전체에서 가장 정밀하게 펼쳐집니다.
먼저 모으십니다(24절) — 새로운 출애굽입니다. 다음으로 씻으십니다.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25절). 물을 사람에게 '뿌린다'(자라크)는 표현은 구약에서 여기가 유일합니다. 제사장이 정결 의식에서 피를 뿌리듯, 하나님이 친히 제사장이 되어 일방적이고도 완전한 속죄의 은혜를 우리 영혼 위에 부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26절 — 심장 이식입니다. '굳은 마음', 원어로 '레브 하에벤'(돌의 심장)은 차갑고 무감각하며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사실상 죽은 심장입니다.
히브리어에서 '레브'(마음)는 감정보다 사고와 판단과 의지의 중심입니다. 돌 같은 마음이란 말씀을 들어도 울림이 없고, 죄를 지어도 아프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나님의 처방을 보십시오. 돌 심장을 수리하거나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하고", 살아 있고 따뜻한 '살의 심장'(레브 바사르)을 이식하십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마음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함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대수술의 집도자는 하나님 자신이십니다.
27절이 정점입니다.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26절의 '새 영'이 27절에서 '내 영', 곧 하나님 자신의 영으로 밝혀집니다. 성령의 내주하심입니다. 시내산 언약은 "너희가 내 규례를 행하면"(레 26:3)이라는 조건이었고 이스라엘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의 조건을 하나님이 친히 성취시키시겠다는 것입니다. 율법이 밖에서 요구하던 것을 성령이 안에서 이루어 내십니다(롬 8:3~4). 이것이 예레미야의 새 언약(렘 31:33)이요, 오순절 성령 강림의 예고편입니다. 예수님이 니고데모를 책망하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5) — 물과 성령, 곧 에스겔 36장 25~27절입니다. 이스라엘의 선생이라면 마땅히 알았어야 할 말씀이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신앙생활이 힘든 이유는 돌 심장을 스스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들려 하기 때문입니다. 행동 교정이 아니라 심장 이식 — "인간 문제의 심장은 인간 심장의 문제"이며, 그 답은 오직 성령이십니다!!
3. 은혜가 먼저 오고, 참된 회개가 따라옵니다 (29~31절)
"그 때에 너희가 너희 악한 길과 너희 좋지 못한 행위를 기억하고 너희 모든 죄악과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스스로 밉게 보리라" (36:31)
순서를 눈여겨보십시오. 하나님이 구원하시고, 곡식을 풍성하게 하시고, 기근을 없애시고(29~30절), "그 때에" 백성이 자기 죄악을 기억하고 스스로 밉게 봅니다(31절). 회개했기 때문에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은혜를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회개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종교의 논리와 정반대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복음의 순서입니다. 베드로는 만선의 기적을 경험한 후에야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 무릎 꿇었고, 삭개오는 예수님이 자기 집에 오신 후에야 재산을 내어놓았습니다(눅 19:8).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할수록 자신의 죄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 이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죄에 대한 혐오감은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세속적 절망이 아니라, 자기중심적 교만을 부수고 오직 하나님의 긍휼만 의지하게 만드는 가장 순결하고 건강한 신앙의 표지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죄를 기억하는 것이 은혜입니까, 고통입니까. 라이트의 고백이 답이 됩니다. "내가 내 죄들을 기억할 때, 나는 하나님이 그것들을 기억하지 않으심을 안다." 같은 기억이라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새로운 고발과 죄책을 만들어 내는 기억은 고발자 사탄의 일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인 죄를 기억하는 것은 치욕에서 감사를, 수치에서 찬양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열방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 더 이상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15절). 그러나 하나님 앞에 홀로 설 때의 거룩한 부끄러움은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 부끄러움이야말로 진정한 회개와 겸손, 그리고 그 원천에서만 흘러나오는 기쁨과 평화의 연료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변호보다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더 염려하게 되는 것 — 그것이 새 마음과 새 영을 받은 사람, 참된 회심의 표지입니다.
맺는 말
우리의 실패는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지만, 바로 그 이름 때문에 하나님의 회복은 취소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돌 심장을 수리하지 않으시고 살 심장으로 바꾸시며, 당신의 영을 우리 속에 두어 친히 순종을 이루어 내십니다. 그리고 그 은혜를 경험한 자리에서 참된 회개가 피어납니다. 오늘 하루, 내 힘으로 마음을 고치려는 씨름을 내려놓고 성령께 심장을 내어드리며, 죄의 기억 앞에서 고발 대신 감사를 선택하고, 나의 삶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받게 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오늘의 찬양 (추천 2~3곡)
새찬송가 196장 〈성령의 은사를〉 — 오늘의 찬송. "헛된 마음 버리고 성령이여 내 영혼 충만하게 하소서" — 새 영을 부어 주시기를 구하는 본문 26~27절의 기도입니다.
두 손 들고 찬양합니다 —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27절)라는 약속을 붙들고 성령의 내주와 변화를 간구하는 찬송입니다.
오늘의 개인 적용 질문
내 신앙의 동기는 하나님의 이름입니까, 나의 필요입니까? 요즘 나의 기도가 "내 문제 해결"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나의 삶의 어떤 모습이 세상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빛나게 하는지 혹은 가리는지 돌아봅시다.
말씀을 들어도 반응하지 않는 '돌처럼 굳은 영역'이 내 안 어디에 있습니까? 그 영역을 내 결심으로 고치려던 시도를 멈추고, 오늘 성령께 심장 이식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겠습니까?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
더빛교회 모든 성도에게 새 영과 새 마음을 부어 주셔서, 내 힘과 공로가 아니라 성령의 내주하심과 인도하심을 따라 순종으로 행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날마다 죄를 미워하고 거룩을 소망함으로 나는 죽고 주님이 사시는 삶과 말과 행동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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