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시편 112
- 박정배

- 21시간 전
- 3분 분량
흔들리지 않는 사람, 흘려보내는 사람
본문: 시편 112:1~10
■ 여는 말
시편 112편은 바로 앞의 111편과 쌍둥이처럼 붙어 있는 시입니다. 111편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노래했다면, 112편은 "그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노래합니다. 두 편 모두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를 따라 한 줄 한 줄 지어진 답관체 시인데, 오늘 아침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의 일상이 어떻게 복이 되고, 어떻게 흔들리지 않으며, 어떻게 이웃에게 흘러가는지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
■ 1. 계명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 (1~3절)
"할렐루야,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1절)
시편 기자는 첫마디부터 "복이 있도다"라고 선언합니다. 여기 '복이 있도다'는 히브리어로 '아쉬레'라는 감탄사인데, 시편 1편이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작할 때 쓰인 바로 그 단어입니다. 규정된 축복을 나열하는 말이 아니라 "아, 이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하고 탄성을 지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의 비결이 뜻밖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 그리고 그분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계명을 부담스러운 숙제로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그 말씀 자체가 기쁨이 된 사람입니다. 복을 얻으려고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니까 순종하고, 그 순종의 자리에 하나님이 복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2~3절은 그 복이 한 사람에게서 멈추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후손이 땅에서 강성해지고, 정직한 자들의 세대가 복을 받으며, 부와 재물이 그의 집에 있고 그의 의가 영구히 서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은 나 혼자 누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흘러가는 유산입니다. 오늘 내가 말씀을 즐거워하며 사는 모습이, 우리 자녀들이 물려받을 가장 큰 재산이라는 것입니다.
■ 2. 흑암 중에도 빛이 일어납니다 (4, 6~8절)
"그는 흉한 소문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이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의 마음을 굳게 정하였도다" (7절)
4절은 의인에게 어둠이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정직한 자들에게는 흑암 중에 빛이 일어나나니"라고 말합니다. 어둠은 의인에게도 찾아옵니다. 다만 그 어둠 속에서 빛이 동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의인을 가리켜 "자비롭고 긍휼이 많으며 의로운 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놀라운 표현입니다. '자비롭다'와 '긍휼이 많다'는 히브리어로 '한눈'과 '라훔'인데, 성경이 하나님의 성품을 묘사할 때 즐겨 쓰는 바로 그 단어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앞 111편 4절이 여호와를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시도다"라고 노래한 그 언어가, 112편에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옮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을 오래 바라본 사람은 하나님을 닮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7~8절의 고백이 가능해집니다. 의인은 흉한 소문, 곧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소식이 좋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여호와께 '굳게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7절의 '굳게 정하였다'와 8절의 '견고하다'는 마음이 어딘가에 단단히 놓이고 떠받쳐져 있는 상태를 그리는 말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타고나는 담력이 아니라, 마음을 어디에 두었느냐의 문제입니다. 생명의삶 해설의 표현처럼, 의인이 두려움을 이겨 내는 이유는 하나님 손에 모든 것을 맡겼고 하나님이 그의 마음을 굳건히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붙드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마음을 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 3. 흩어 나누는 삶이 축복의 통로입니다 (5, 9~10절)
"그가 재물을 흩어 빈궁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구히 있고 그의 뿔이 영광 중에 들리리로다" (9절)
이 시편이 그리는 복 받은 사람의 결정적인 특징은, 받은 것을 움켜쥐지 않고 흩는다는 것입니다. 5절은 "은혜를 베풀며 꾸어 주는 자는 잘되나니"라고 했고, 9절은 재물을 '흩어' 빈궁한 자들에게 주었다고 말합니다.
씨 뿌리는 농부가 씨앗을 아까워하지 않고 밭에 흩뿌리듯, 의인은 가난한 이웃에게 넉넉히 나누어 줍니다. 어쩌다 한 번 선심 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의 '일상'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9장 9절에서 성도의 헌금과 구제를 권면하면서 바로 이 구절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흩어 주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영원히 서게 하시는 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런 사람의 '뿔'을 영광 중에 들어 올리십니다. 성경에서 뿔은 힘과 위엄과 권위를 상징합니다. 세상은 움켜쥐어야 높아진다고 말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셈법은 반대입니다. 흩을수록 높아집니다.
10절의 악인은 그 광경을 보며 한탄하고 이를 갈다가 소멸되고, 그 욕망도 사라져 버립니다. 움켜쥔 손은 결국 비고, 펼친 손은 결국 채워집니다. 성도의 삶은 복의 종착지가 아니라 축복의 통로입니다.
■ 맺는 말
오늘 시편 112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의 초상을 세 장면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그는 계명을 즐거워하기에 복이 있고 그 복은 후손까지 흐릅니다.
그는 마음을 여호와께 두었기에 흑암 중에도, 흉한 소문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는 받은 것을 흩어 나누기에 그의 의가 영원히 기억됩니다.
오늘 하루, 말씀을 즐거워하고, 마음을 주께 굳게 정하고, 손을 펴서 흘려보내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찬양 (추천)
1) 새 449장 「예수 따라가며」
2) 주의 도를 내게 알리소서
3) 새 370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
■ 오늘의 개인 적용 질문
1. 나에게 하나님의 계명은 '부담'에 가깝습니까, '즐거움'에 가깝습니까?
말씀을 즐거워하는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오늘 실천할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2. 요즘 나를 두렵게 하는 '흉한 소문'은 무엇입니까?
그 소식 앞에서 내 마음을 여호와께 굳게 정하기 위해, 오늘 하나님께 맡겨 드릴 일은 무엇입니까?
■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
1. 더빛교회가 받은 복을 움켜쥐는 공동체가 아니라, 재물을 흩어 빈궁한 자들에게 주는(9절)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넉넉히 흘려보내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2. 말씀을 즐거워하는 신앙이 다음 세대에 전수되어(2절), 우리 자녀들이 땅에서 강성한 정직한 자들의 세대로 자라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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