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연령 아이들과 초등 이상 아이들의 테필린 교육 방법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유치 연령의 아이들이 아직 대부분 글을 혼자서 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치 연령의 아이들은 오직 ‘소리’를 듣고 따라함으로써 테필린 암송을 하는 것이지요.
반면에 초등 아이들은 글자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내용만 아니라 위치도 사진처럼 함께 기억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누적 암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인덱스 역할을 합니다.
인덱스(Index, 색인)란 예를 들어 우리가 성경을 찾을 때, 페이지 가장자리의 ‘마막눅’, ‘요행롬’ 과 같은 정보를 통해 빠르게 원하는 본문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색인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책의 어떤 내용을 기억할 때 그 위치까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까? 이렇게 글자를 읽을 수 있으면 시각적인 정보(인덱스)를 통해 우리의 뇌가 내용들을 순서대로 재구성하기 쉬운 것입니다. 즉,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직 글자를 모르는 유치원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인덱스가 없기 때문에, 초등 아이들처럼 3절, 6절, 9절… 이런 식으로 쌓아가면서 암송을 하면 오히려 더 헷갈리게 됩니다.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연결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유치원 아이들은 테필린을 하기에 어려운 조건만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마리아 몬테소리는 3~7세 연령을 ‘언어의 민감기’라고 하여서, 빠른 속도로 복합적인 언어의 과정을 학습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특수한 언어수용력 기제가 있어 무의식적으로 언어를 흡수하고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 뇌과학적으로는 이 3~7세 연령대가 가장 시냅스(신경연결망) 연결이 활발한 때라고 합니다. 그만큼 잘 흡수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제가 북경에 있을 때 처음으로 유치원에 등원한 4살 아이에게 테필린을 시키려고 보니, 같은 연령의 아이보다 훨씬 말도 느리고 전혀 반응도 없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두 마디, 세 마디씩 따라하는데 이 아이는 따라가지를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옆에 앉아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을 듣기만 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까, 같이 본문을 복습하는데 어느 순간 모두가 막히는 부분에서 이 아이가 갑자기 술술 말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줄줄이 마치 보고 읽듯이 막힘없이 테필린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내용을 알고 암송했다기보다는, 마치 실타래가 풀려 나오듯이 그냥 통으로 머리에 저장된 것이 입으로 술술 나오는 것이죠. 참으로 하나님이 부어주신 신비한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이런 실험을 해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예 성경 1장을 통으로 한꺼번에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지요. 마치 노래 가사 외우듯이 말입니다. 만약 아이들이 1장 전체를 따라하는 인내심만 있어준다면 저는 이 방법도 꽤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몇 절씩 부분으로 진도를 나가더라도, 평소에 아이에게 전체 장을 읽어주거나 음원으로 들려주는 것도 아이가 본문에 친숙해지는 방법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유치원은 아이들과 매주 9절씩 진도를 나가고 있습니다. 9절을 통으로 반복해서 읽어주며, 처음에는 한 두 마디씩 점차 한 줄, 한 절… 이렇게 아이들이 놀다가도 튀어 나올 정도로 반복해주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저희는 올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시각자료와 모션, 손 동작을 연구하며 테필린을 지도하려고 합니다. 또 스토리텔링과 플레이 테필린과 같은 즐거운 활동들을 계발하는 것도 연구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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